[육아 필독서]세상에서 가장 쉬운 본질육아 (1) - 부모의 자존감과 자녀 육아의 관계 (ft.밀리의 서재 오디오북)
지나영 님의 <세상에서 가장 쉬운 본질육아>를 읽었(아니 들었)습니다:)
작년 유튜브로 지나영 교수님의 강연을 접하고 큰 감명을 받았었는데 책도 내셨더라고요. 저자인 지나영 님은 한국인 최초 존스홉킨스 소아정신과 교수이십니다.
가슴 속에 새기고 실천하고 싶은 내용들이 많아서 여러 편에 걸쳐 리뷰해 보고자 합니다.
오디오북 후기
소설파인 저는 육아서나 자기계발서를 완독해 본 경험이 적습니다.. 올해도 여러 권을 시도했지만 다 중도 포기ㅜ
그러다 새로운 시도를 해봤어요. 바로 오디오북!! 오래 걸렸지만 완독에 성공했어요!!^^
밀리의 서재를 이용해 <본질육아> 오디오북을, 매일 출근길 20분씩 약 한 달에 걸쳐 들었습니다. 출근길 이외에는 전혀 재생하지 않고 오로지 출근길 전용으로~~ 300페이지도 안되기 때문에 마음먹으면 하루도 안 걸려 읽을 분량을 한 달에 걸쳐 듣는 것이 너무 오래 걸리고 흐름도 끊기지 않나 하겠지만.. 전 오히려 만족스러웠습니다. 책으로 읽었다면 아마 또 완독하지 못했을 것 같아요;;ㅎ
등장인물과 스토리의 인과관계를 잘 파악해야 하는 소설류에 비해 계발서는 크게 집중력을 요하지 않아 오디오북으로 충분히 들을 만합니다.
**참고로 오디오북의 단점이라 하면, 듣다가 마음에 드는 구절이 있어도 북마크나 하이라이트 기능이 없어서 기록으로 남기기 어려운 점입니다. 특히 저는 운전하면서 들었기 때문에 더욱 어려웠어요.(밀리의 서재 오디오북은 북마크 기능이 아직 없음)
수많은 육아서 중 <본질육아>를 추천하는 이유?
책의 첫 프롤로그에는 이렇게 적혀 있어요.
기본만 잘해도 아이는 잘 큰다
이 '기본'이란 과연 무엇일까? 또 '잘 큰다'는 것은 무엇일까? 에 대해 새로운 육아 관점을 가질 수 있게 되었어요.
지금까지 저의 육아는 아이에게 항상 더 못해줘서 미안하고, 뭘 더 어떻게 해줘야 할지 갈피를 못 잡는 불안하고 의문투성이의 육아였던 반면, <본질육아>를 접하고 나서는 '더하려고 하지 말고 덜 애쓰자 나는 꽤 잘하고 있다'라는 생각을 가지게 되어 마음이 조금 편안해졌어요. 물론 고쳐야 할 점, 더 집중해야 할 점에 대해서도 많이 배우게 되었습니다.
파트 1. 밥을 짓듯 아이를 키워라
파트 2. 아이를 움직이는 힘을 알아라
파트 3. 어릴 때 이것만 해도 아이는 잘 자란다
파트 4. 아이한테 곧바로 흡수되는 부모의 마음자세
책은 크게 4개의 파트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파트별로 다양한 소주제들이 있고 소주제의 마지막장마다 '부모연습'이라고 하는 노트가 수록되어 있는데 이것만 따로 부록으로 만들고 싶을 정도예요. 구체적으로 이렇게 해야 한다 답을 제시하는 것이 아닌, 질문을 던지고 부모가 스스로 생각해 보고 실천할 수 있도록 방향을 제시합니다.
오늘은 그중에서도 파트 1의 주요 내용인 '자존감', 그것도 아이가 아닌 '부모의 자존감'에 대해 이야기해 볼까 합니다.
부모의 자존감과 육아의 관계
나는 누구인가?
아이 이전에 자신을 돌아보라
온통 아이 이야기로만 가득한 육아에서 벗어나 지나영 교수의 본질육아에서는, 육아의 첫 단추는 아이가 아닌 '나'를 돌아보는 것에서 시작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부모 자신을 먼저 알아야 육아의 방향이 정해진다는 것이죠. 나는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 나는 무엇을 통해 성장하기를 원하는지, 나는 행복한 어른인지를 먼저 생각해 봐야 합니다. 여기서 특히 중요한 것은 '내가 나를 얼마나 가치 있는 사람이라고 여기는가', 즉 '자존감'입니다.
부모의 자존감이 중요하다는 말에 격하게 공감했습니다. 출근길에 들으면서 여러 번 가슴이 울컥했었어요..
제 인생에서 자존감이 가장 바닥이었던 시기의 이야기를 잠깐 들려드리자면,
저는 아이가 돌 때쯤 육아휴직을 했는데 아이가 어린 데다 코로나 시국까지 겹쳐 반강제로 집콕신세가 되었습니다. 밖에 나다니길 좋아하는 제가 온종일 집에 틀어박혀 아이에게 매여있는 것이 너무 힘들더라고요 ㅠㅠ 아이에겐 미안한 얘기지만.. 아이와 함께 한다는 행복감보다는 아이로 인해 내 인생이 허비되고 있다, 내 존재가 낭비되고 있다는 우울한 생각밖에 들지 않았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엄마가 돼서 너무 철이 없었던 것 같지만 그 당시의 저는 마음에 어떤 여유도 없이 하루하루 버티며 하루살이처럼 살았어요. 그렇게 몇 개월을 괴롭게 보내다가 문득 생각이 들었습니다.
'난 지금 너무 불행하다. 이렇게 불행한 엄마와 함께 있는 아이도 행복할 리가 없다'
독서를 통해 회복한 자존감
내 마음이 먼저 건강해져야겠다 생각했고, 가까운 주변에서 방법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아이를 두고 멀리 여행을 갈 수도, 긴 시간을 들여 무언가를 배우기도 어려웠습니다. 학생 때부터 일본추리소설을 좋아했는데 몇 년 간 책을 손에서 놓고 있었어요. 문득 추리소설에 빠져 살던 때가 떠올랐어요.
나는 나에게 주어진 것으로 무엇을 할 것인가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게 되면서 하루 2~3시간씩 짬이 날 때 집안일은 제쳐놓더라도 동네 도서관에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어떤 책이 도움이 될지 이리저리 따지지 않고 재미있겠다 싶은 책을 닥치는 대로 읽었어요.
아이가 어린이집 가 있는 시간, 아이가 잠든 시간 외에도 찾아보면 자투리 시간이 꽤 많았어요. 그 당시 아이 밥먹이는 게 한 시간도 넘게 걸리곤 했어요. 한술 떠먹이면 한참을 씹는데 수도 없이 책을 폈다 덮었다 하면서도 책을 읽었어요. 독서에 빠지면서 아이랑 놀아주는 부분에서 다소 소홀해진 것도 맞지만, 대신 저는 일상에서 조금씩 즐거움을 찾게 되었고, 스트레스가 줄어드니 아이에게 짜증 낼 일도 화낼 일도 줄어들더라고요. 내 마음의 평안과 행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믿음이 강해졌고, 육아를 하면서도 부모가 즐기고 성장할 수 있는 것들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어요.
'육아하면서 즐기고 성장할 시간 따위 없다'는 말은 절대 안 하기로 했습니다. 나에게 주어진 환경 안에서 할 수 있는 게 분명 있고, 그건 제 마음먹기에 달려 있으니까요.
첫 시작은 '육아로부터의 현실 도피'였지만 차츰 독서가 내 생활, 내 기분, 내 태도까지 바꿔 가고 있음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독서를 습관화하니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고 생각을 하다 보니 나를 돌아보게 되고 안 쓰던 일기도 쓰게 되었습니다. 보여지는 것보다 삶의 본질적인 가치에 대해 더 생각하게 되었고 나를 이해하고 타인도 이해하려는 노력도 기울이게 되었습니다. 출발은 독서였지만 나를 알아가는 과정이 자연스럽게 뒤따라오고 삶의 태도도 긍정적으로 변해 가는 것을 느꼈습니다.
책도 처음에는 읽기만 하다가, 남기고 싶은 문장을 필사하는 간단한 독서일지를 쓰게 되었고, 이후에는 내 생각을 보태어 서평을 써보게 되었고, 지금은 이렇게 블로그에 포스팅을 올리는 것으로 발전했습니다. 생각을 글로 정리하고 포스팅을 올리는 과정은 힘들긴 해도, 그 이상의 성취감이 있고 무엇보다 생활의 활력, 목표의식이 생겼습니다.
육아하는 일상이 크게 변한 것도 아닌데 마음가짐이 달라졌어요. 그때처럼 내가 불행하다는 생각은 하지 않게 되었고, 자존감도 많이 회복되었어요.
아이와 함께 있는 시간 동안 많이 웃고 많이 안아주고 긍정적인 말도 많이 해주게 되었습니다.
'금쪽같은 내 새끼'에 나가봐야 하는 것 아니냐는 말을 들었을 정도로 예민하고 별났던 우리 아이가 지금은 정서적으로 많이 안정되어 선비 소리를 들을 정도입니다. 지금은 아이의 모든 것이 그저 사랑스러워요🩷
나와 아이 모두 긍정적으로 변화하는 것을 보고 부모의 행복감과 자존감이 자녀 육아에 있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요즘 들어 더 절실히 느낍니다.
고된 환경에서 육아하시는 분들이 많으리라 생각해요. 하지만 아무리 힘들지라도 계속 환경 탓만 하고 있어서는 아무것도 나아지지 않더라고요..
일상 속에서 소소하게 즐길 수 있는 작은 행복들을 찾아나간다면 그것들이 생각보다 큰 위로가 되어 줄 것입니다.
내 마음을 돌보는 것이 가장 먼저입니다🫶
엄마가 행복해야 아이가 행복합니다
엄마의 마음이 흐르는 대로 하세요
다음 리뷰에서는 <본질육아>의 핵심내용인, 육아의 기본 원칙 '밥 짓기 요법'에 대해 살펴보도록 할게요. 오늘도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