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한국 소설] 당연하게도 나는 너를 + 구의 증명

키요라 2023. 7. 9.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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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읽은 한국 소설 두 편을 소개해볼까 한다.
이꽃님 작가의 올해 신작 <당연하게도 나는 너를>, 최진영 작가의 2015년작 <구의 증명>이다.
 

 

 


 

<당연하게도 나는 너를> - 이꽃님

당연하게도 나는 너를
청소년 문학 최고의 페이지터너 이꽃님 작가의 신작. 한밤중 저수지에서 가지런히 놓인 소녀의 흰 운동화가 발견되고, 함께 있던 소년이 실종되는 사건이 일어난다. 사라진 소년 해록과 더는 상처받지 않으려는 소녀 해주. 둘 사이에 얽힌 의문과 의심을 걷어내자 놀라운 비밀이 드러나는데…. “좋아하는 마음속에 감추어진 이야기를 써야 했다. 그 이면의 이야기를.” (작가의 말 중에서) 왜 어떤 아이들의 ‘좋아하는 마음’은 그토록 외롭고 집요한 것일까? 누군가를 막 좋아하기 시작한 십 대들의 풋풋한 마음과 그 마음 뒤에 숨겨진 쓰라리고 위태로운 감정이 미스터리한 사건과 맞물려 긴장감 넘치게 폭발하는 이야기. 십 대의 관계 맺기 방식에 던지는 작가의 솔직하고도 파격적인 메시지는 빛이 어둠에 무늬를 새기듯 누구나 마음 깊이 묻어 놓은 ‘그것’을 선명히 건드린다. 평범한 교실의 보통의 소녀와 소년의 만남. 그러나 애틋한 듯, 서로에게 온 마음을 다하는 듯 보이는 관계라도 밑바닥에는 끝없이 갈망하고 집착하는 지독한 마음이 숨어 있는 법. 그 날것 그대로의 감정이 미스테리한 사건과 맞물리며 긴장감 넘치게 폭발한다. 외로움, 간절함, 집착, 소유욕, 심리적 조종, 정서적 폭력…. 왜 어떤 아이들의 ‘좋아하는 마음’은 다른 아이들의 마음과 달리 그토록 위태롭고 쓰라린 것일까? 작가는 기울어진 세상의 비틀린 ‘현실’ 사랑이 이제 막 좋아하는 마음을 터뜨리기 시작한 십 대들의 세계로 고스란히 전이되어, 서로의 ‘첫’ 사랑을 할퀴고 상처 내도록 만들었음을 아프게 보여준다. 누군가를 좋아한다는 이유로 우리는 타인의 삶을 어디까지 침범할 수 있는 것일까? 미스터리를 담은 플롯과 다크 로맨스적 분위기가 작가의 솔직하고 파격적인 메시지와 만나 『당연하게도 나는 너를』이라는 문제작을 탄생시켰다. 빛이 어둠에 무늬를 새기듯 마음 깊이 묻어 놓은 무언가를 선명히 건드리는 이 특별한 이야기에 누구든 빠져들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저자
이꽃님
출판
우리학교
출판일
2023.03.14

 
베스트셀러 <죽이고 싶은 아이>의 작가 '이꽃님'의 최신작을 읽었다. 이 작가의 작품은 처음 읽어봤는데 왜 청소년 문학 최고의 페이지터너라 하는지 알 것 같다!! 운전하면서 오디오북으로 듣다가 뒷 내용이 너무 궁금해서 전자책으로 바로 정주행~!!
순식간에 다 읽었고 흡입력이 대단한 작품이다!! 읽는 내내 숨 막히고 안타까웠지만 결론적으론 재미있었음!!^^

처음엔 미스터리물? 연애 이야기? 뭐지 했는데 단순한 고딩들의 연애소설이 아닌 데이트폭력, 가스라이팅 등 사회적 문제도 담고 있다. 

 
한밤중 저수지에서 가지런히 놓인 소녀의 운동화가 발견되는데, 실종된 것은 함께 있던 소년이었다. 사라진 소년과 소녀는 사귀던 사이.
경찰이 소녀를 찾아가고 소녀가 둘 사이에 있었던 일을 털어놓는 방식으로 이야기는 진행된다.

 

요즘 십대들이 어떤지, 무엇이 유행하고 그들에게 무엇이 중요한지 나는 잘 모르지만 왠지 십대의 마음을 훔쳐보고 온 것처럼 작가님이 혹시 십대??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십대들의 사고방식과 관계 맺기 방식, 심리묘사가 탁월했다.
 
주인공 소녀 해주의 사랑은, 사랑이란 이름의 폭력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십대들만의 문제가 아닌, 세대를 떠나 자아존중감의 문제가 아닐까.. 자신을 소중히 대하는 법을 모르니 외모에 집착하고 보여주기식 SNS에 집착하고 사랑에 집착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당연하게도 나는 너를 '사랑하니까'.. 란 대사가 이렇게 소름 끼칠 줄이야..
 
작가님의 말을 옮겨보고자 한다.

이 이야기가 잘못된 사랑에 망설이고 있을 누군가에게 가 닿기를 바랍니다.
그리하여 반짝이고 설레는 진짜 사랑을 하기를 바랍니다.
아무런 조건 없이, 당신을 있는 그대로 사랑해 주는 이가 분명 당신을 기다리고 있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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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나를 못마땅하게 여길까 봐 늘 불안했어. 사랑이 식을까 봐, 그래서 다시 혼자가 될까 봐, 나는 너에게 점점 더 사랑을 구걸했고 너에게 다 맞춰 갔어. 끊임없이 네 사랑을 확인받고 또 확인받으면서.

 

다른 사람 이야기 듣지마, 나만 믿고, 내 말만 들어. 그러면 돼.

 

해록아, 넌 내가 원하지 않으면 절대 나랑 못 헤어져.

 

사귄다는 건 서로의 마음을 확인했다는 거지, 서로를 소유한다는 뜻은 아니야. 사랑한다는 건 서로를 존중하면서 아껴준다는 거지, 억압하고 괴롭히는 게 아니야.

 

내 전부를 다해서 널 사랑했어. 그래서 그랬나 봐. 네가 내게 주는 사랑이 내 사랑보다 언제나 너무 작고 부족하게 보였거든.

 
 
 

<구의 증명> - 최진영

구의 증명
젊은 감성을 위한 테이크아웃 소설 시리즈 「은행나무 노벨라」 제7권 『구의 증명』. 도서출판 은행나무에서 200자 원고지 300매~400매 분량으로 한두 시간이면 읽을 수 있을 만큼 속도감 있고 날렵하며 트렌드에 민감한 젊은 독자들을 대상으로 한 형식과 스타일을 콘셉트로 한 작품들을 선보인다. 『구의 증명』은 사랑하는 연인의 갑작스러운 죽음 이후 겪게 되는 상실과 애도의 과정을 통해 삶의 의미 혹은 죽음의 의미를 되묻는 작품이다. 저자는 퇴색하지 않는 사랑의 가치를 전면에 내세운 이 소설에서 세련된 감성과 탁월한 문체, 아름다운 문장과 감성적이며 애절한 감수성을 통해 젊고 아름다운 남녀의 열정적인 사랑과 냉정한 죽음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저자
최진영
출판
은행나무
출판일
2015.03.30

 
2015년에 나온 소설이 출간 8년 후 갑자기 역주행 베스트셀러가 되었다고 해서 궁금해서 읽어 본 <구의 증명>
음... 나에게는 다소 난해한 소설이었다. 180p 분량으로 매우 짧아 금세 읽을 수 있고 나름 재미나긴 했지만 그... 식인이라는 소재가 넘나 파격적...
 
남자 '구'와 여자 '담'. 둘은 연인이었다. 현재 시점에서 구는 죽었으며 담은 구를 '먹고' 있다. 왜 먹어야만 했을까?... 
소설은 구와 담의 과거로 돌아가 둘의 삶과 사랑, 그들이 왜 현재의 비극에 이르게 되었는지를 회상하며 그려나간다. 과거 이야기는 꽤나 흥미로웠다. 구와 담은 닮은 구석이 많아 마치 자석에 끌리듯 서로에게 끌리고 연인 그 이상의 존재가 된다. 둘이 헤어져 서로 떨어져 있을 때도 있었지만 둘은 항상 서로를 그리워하고, 돌고 돌아 결국 구가 담에게 돌아오게 된다. 그런 구를 마치 외출했다 돌아온 사람을 대하듯 아무렇지 않게 반기는 담.. 대단한 사랑의 힘, 혹은 인내심이라고 생각했다. 서로에게 서로가 전부이며 그래서 결국은 서로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는 운명..
 
불우한 환경 속에서도 서로를 의지하며 힘겨운 세월을 어떻게든 버텨내는 것을 보면서 제발 다른 결말이.. 구의 죽음은 담의 꿈? 소설? 이기를... 하고 바랬다. 둘의 희망찬 미래를 응원하고 싶었는데.. 중간중간 다시 현재로 돌아와 담은 여전히 구를 먹고 있다... 으ㅠㅠ

왜 담은 죽은 구를 '먹는' 것일까?..
출판사 서평의 말을 빌리자면,
'그를 먹는 것은 그의 시간을 먹는 것이고 그들의 과거를 통째로 삼키는 일일 것이다. 그래야만 그는 죽지 않고 그녀 안에 살 수 있기 때문이다'
라고 되어 있다.

아름다운 사랑? 지독한 사랑? 아님 미쳐버린 사랑인 건지.. 모르겠다. 내가 이해하기에는 조금 난해하다;;ㅠ 
그래도 문장들은 너무 좋았다. 가슴을 치는 대사가 많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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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한다는 것은 결국 상대를 끝없이 기다린다는 뜻일까. 구가 죽어버린 지금도 나는 구를 기다리고 있다. 구도 나와 같을까.

 

긴장은 잦아들고 이상하게도, 보호받는 기분이었다. 서로가 서로를 보호하는 기분.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착해지는 것 같았다. 

 

너와 나는 죽을 때까지 함께하겠네. 함께 있지 않더라도 함께하겠네.

 

담이 왜 내게 다가왔는지 생각해 본 적은 없었다. 담이 다가왔는지 내가 다가갔는지에 대해서도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우리 사이에는 '왜'가 끼어들 자리가 없었다.

 

이유가 필요하다면, 그게 과연 사랑일까.

 

네가 있든 없든 나는 어차피 외롭고 불행해. 행복하자고 같이 있자는 게 아니야. 불행해도 괜찮으니까 같이 있자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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