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와 2주 발리여행 : 2탄] 여행 준비, 짐싸기 리스트, 아이와 발리여행 필수템
그럼 이제 2주간의 발리 여행 준비!!
어떻게 했는지 살펴볼까ㅎㅎ
아주 그냥 머리가 터진다
나는 mbti 검사하면 늘 P가 나오는데..
기본적으로는 계획하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고 잘하지도 못하며, 계획하는 것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편
하지만 중요한 일을 앞두고는 선택적으로 극 J로 변하기도 한다.... 기대와 긴장이 너무 커서 제대로 치르고픈 욕심에 말이다. 이번 발리 여행이 나에게는 그러했고.. 나는 절대 완벽할 수가 없을 여행임에도 완벽에 가깝게 치르기 위해 J 흉내를 내보기로 했다...
누군가는 여행 준비하는 게 그렇게 즐겁다고들 하는데 난 정말이지 여행 가기 전에 반쯤 지친 상태였다.. 그냥 생겨먹은 대로 할 걸 뭘 그렇게 애를 썼는지....
기본서류 및 환전, 어플, 예약
1. 비자발급은 현장비자로!!
발리 비자는 미리 인터넷으로 e비자를 신청할 수 있다.
하지만 생각보다 e비자 신청이 그리 녹록치 않았음.. 신청 방법은 인터넷에 정보가 많이 나와 있어 그대로 보고 따라 하면 되나 시간이 꽤 오래 걸리며, 여권 사진과 여권 사본도 pdf로 미리 준비해 둬야 하고 여간 번거로운 것이 아니었다.. 심지어 자동 반영되어 뜨는 정보임에도 오류가 있어서 몇 번이고 다시 확인해야 했고 제대로 진행했음에도 심사보류가 떴다. 알아보니 이런 경우가 꽤 있다고 하며, 나는 몇 번을 시도해도 실패.. 에라이 그냥 현장비자로 하는 걸로~~~
그리고 결과적으론 현장비자하기를 너무 잘했다. 금액도 1인당 500,000루피아(약 42,500원)로 e비자와 차이가 없고, 정말 뻥안치고 여권 제시하고 결제하는 데 1분도 안 걸렸다. 우린 밤비행기로 늦게 도착해 피곤한 데다 아이까지 있어서 혹시나 대기줄 길까봐 e비자로 미리 하려고 했었으나 e비자 신청의 스트레스가 오히려 더 컸다...
성수기면 모르겠으나 장담컨대 현장비자가 훨씬 빠르고 편하다.
발리 E비자 신청 사이트 : The Official eVisa website for Indonesia (imigrasi.go.id)
2. 전자세관 신고서(관광세)
기내에서 종이에 작성하던 세관 신고서 대신, 출국 2~3일 전부터 인터넷으로 전자세관 신고서를 작성할 수 있다. 작성 후 발급받은 qr코드를 입국 시에 제시하기만 하면 끝.
발리 전자 세관 신고 사이트 : Official Website Direktorat Jenderal Bea dan Cukai (beacukai.go.id)
3. 여행자 보험 가입은 필수
우린 카카오 여행자 보험을 들었고, 결과적으로 아무 일 없긴 했으나 혹시나 병원 갈 일이 생길 경우 여행자 보험은 필수다. 5성급 이상의 큰 호텔 및 리조트의 경우 클리닉을 보유하고 있기도 한데 잘 모르고 갔다가는 10만원쯤은 그냥 깨질 수 있다. 이때 여행자 보험을 들었다면 전부는 아니더라도 환급받을 수 있다.
진료 후에 서류를 챙겨 받거나 혹은 국내로 돌아와서 왓츠앱으로 요청해서 받는 경우도 봤는데 그건 좀 번거로울 듯..
4. 공항 장기 주차 예약
집에서 공항 버스 정류장까지 살짝 거리가 있고 짐도 많아 버스 이용이 무리라고 판단..
카카오 벤티로 이용하는 경우 왕복 23만원 가량... 짐도 많고 아이도 있으니 그냥 맘 편하게 공항 주차장에 장기 주차하기로 했다. 15일간 15만원 정도 나왔으니 장기 주차가 훨 낫다. 사전 예약은 필수!!
5. 하나은행 트래블로그 체크카드
트래블로그 체크카드는 나도 이번에 처음 이용했다. 해외에서 활용 가능한 체크카드를 미리 발급받아 충전하여 현지 통화를 환전 수수료 없이 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엄청 편리하다.
우린 발리에서 60퍼 정도는 이 트래블로그로, 40퍼 정도는 현금으로 결제했다.
발리는 아직 카드 사용 인프라가 아주 잘 되어 있는 편은 아니라 시장이나 로컬 식당 같은 경우 현금만 받는다. 하나은행 계좌가 있어야 만들 수 있고, 모바일로 간편하게 신청하고 카드도 빠르게 수령할 수 있다.
여행 짐싸기 리스트
잘란잘란에서 참고한 여행 짐싸기 리스트를 보고 나도 따라 해봐야지 싶어 구글 시트로 만들어봤다.
요렇게 체크박스까지 같이 만들어두면 챙긴 것, 안 챙긴 것을 쉽게 확인할 수 있고 휴대폰으로도 연동되어 편하다.
그렇지만 이렇게 세세하게 다 적어놓고 보니 너무 뭐랄까.. 피곤하기도 했다ㅠ
2주 동안 제일 걱정이었던 것은 아이가 아플까 싶어서였다.
낯선 곳에서 갑자기 아픈 경우 너무 당황하거나 걱정하기가 싫어 약은 종류별로 충분히 챙겨갔다. 하지만... 발리에서 아이가 가장 건강했기에 ㅋㅋㅋ
가져간 약 대부분은 쓸 일이 없었고 특히 각종 영양제는 진짜 왜 챙겨갔나 싶다....
이 많은 짐들...
고민 또 고민해서 줄이고 또 줄인 것인데도 막상 가서 거들떠도 안 본 것들이 꽤 있다.
남편이 일주일 내내 짐싸는 나를 보고 학을 뗐지만
그래도 결과적으로 리스트를 만들고 보니 체크도 손쉽게 할 수 있고 짐을 체계적으로 잘 정리할 수 있었다.
스트레스는 좀 받았어도 J 흉내내기 그리 어렵지 않네~~ㅎㅎ
그리고 친구가 이 리스트를 보더니
왜 아빠 카테고리는 없냐며ㅋㅋㅋㅋ 정말 아빠도 같이 가는 거 맞냐며ㅋㅋㅋㅋ
내 안중에 아빠의 짐이란 없다...
아빠는 그냥 보조가방 하나 던져주고 대충 다 넣으라고~!!
그리하여 마침내
캐리어 2개(각 18키로 정도), 기내 반입 보조가방 2개, 유모차 1개, 각자 백팩 하나씩 해서 짐싸기 성공!!!
가져가길 정말 잘한 것
1. 유모차
아이가 6살이라 이젠 유모차를 잘 안타기도 하고, 꾸따나 우붓 시내의 인도 상태는 유모차를 끌 수 있는 컨디션이 아니라고 하니 괜히 사용도 못하고 짐만 될까봐... 그러나 또 많이 걷거나 기다리거나 할 때 아이 유모차 태우고 다니는 게 얼마나 편한지 아니까 가져갈지 말지 고민이 되었다.
결과적으로 가져가서 좋았던 것 중 남편과 나 둘 다 제일 1등으로 꼽은 게 유.모.차 였다ㅋㅋㅋㅋㅋ
미취학이라면 고민 말고 그냥 유모차 가져가는 게 좋다. 언제가 좋았냐면 특히 공항에서!!!! 생각보다 대기 시간이 길어서 아이가 힘들어할 수 있고, 잠들 경우 아빠가 안고 다녀야 한다ㅠㅠ 짐도 많은데...
발리에서도 유모차를 꽤 많이 끌었다. 우붓 시내 정도만 제외하면 끌기에 어려움이 없었다. 특히 사누르 해변에서 아이 유모차에서 잠든 상태로 아빠와 저녁노을 바라보며 느릿느릿 산책할 때 너무 좋았다는~~
2. 샤워기 필터
이건 남편이 꼭 챙길 필요가 있냐고 했던 것인데 웬걸!!!! 이것 좀 보시라!!
며칠간 사용도 아니고 단 1시간 동안에 저렇게 새카맣게 변했다ㅠㅠ
어디 숙소였는지는 나중에 밝히겠습니다..... 진짜 충격 그 잡채!!!!!
3. 모스키토 패치
발리는 모기가 많고 뎅기열의 위험도 있다. 특히 아이들은 모기에 물리면 많이 긁기도 하고 심하면 퉁퉁 부어올라 알러지약을 써야 하기도 한다. 우리 아들도 여름이면 밤새 가렵다고 긁으면서 잠을 설칠 때가 있었기 때문에 걱정이 되었다.
한국에서 모기기피제, 스티커, 팔찌 등 다 챙겨갔는데 사실 별 효과를 못 느꼈고.. 모기기피제는 발리에서도 저렴한 가격에 쉽게 구할 수 있다. 그러나 어떻게 해도 모기 물리는 것을 막을 수는 없는 것 같다. 온몸에 뿌리고 가도 결국 물리더라...
우리가 가져간 모스키토 패치의 경우 모기 물린 곳에 붙이면 가려움증을 감소시켜 준다. 효과가 있을까 했는데 아이가 꽤나 많이 물렸음에도 한 번도 가렵다고 하거나 힘들어하지 않아 너무 편안한 여행이었다.
4. 얇고 긴 가디건, 바람막이
3월의 발리는 진짜 너무 덥고 습하다. 유교녀를 탈피하고 나도 외쿡 분위기 좀 낼 겸 나시 한 장만 입고 다녔었다. 그런데 그러다간 큰코 다친다는 것!!
선크림 덧바르는 게 귀찮아서 좀 소홀했더니 일광화상 입는 거 순식간이다.. 그리고 일광화상 입었을 때를 대비해서도 얇고 긴 옷 필수!! 특히 저녁때에 모기도 많이 물렸다. 타는 거 싫어하고 모기 물리는 것도 싫다면 얇고 긴 옷도 챙겨가자. 그리고 선글라스, 모자는 필수지만 나는 너무 뜨거울 땐 양산도 썼다.
5. 일광화상 연고
여행 막바지에 팔과 등 쪽에 일광화상을 입어 옷만 스쳐도 따가워서 너무 힘들었다ㅠ
비판텐 대용으로 챙겨 온 판테놀크림이 다행히 일광화상에도 도움이 된다 하여 응급처치를 했는데 어느 정도 효과는 있었지만.. 판테놀이 키즈용으로 순한 편이라 성인용 좀 더 강한 것도 챙겨가면 좋을 것 같다. 나는 빨리 낫고 싶어 현지 약국에서 화상연고를 샀는데 무려 2만원이 넘었다...
그리고 물집이 생길 정도의 화상일 경우는 병원에 가는 게 나을 듯하다.
가져가지 않아도 됐을 것들
1. 각종 영양제
비타민, 오메가, 유산균 등등 챙겨가서 먹었음 모를까 3분의 1도 안 먹고 가져왔다. 여행 중 영양제까지 챙겨 먹을 정신머리가 탑재되어 있지 않다는....
2. 각종 선크림
어차피 국내 SPF50으론 택도 없다. 그거 바르고 싹 다 탔다. 일광화상까지 입었ㅠㅠ
그냥 발리 현지에서 SPF100으로 사시라...
꼭 챙겨가고 싶다면 발리에선 보기 힘든 선스틱 정도는 괜찮을 것 같다.
3. 햇반, 김 등 한국식품/접이식 포트
나시고렝, 미고렝, 나시참푸르, 사테 등 발리엔 맛있는 게 너무도 많지만 아이가 잘 먹을지 걱정이었다.
그래서 햇반, 김, 건조국 등과 더불어 햇반을 데울 수 있는 접이식 포트까지 챙겨갔는데...
아이가 현지에서 밥을 너무 잘 먹더라ㅎㅎㅎ 챙겨간 것은 다 먹자 싶어서 꾸역꾸역 다 먹긴 했지만 굳이 없어도 될 듯. 한 달 이상 장기 체류라면 모를까 굳이 한국음식 못 먹고는 못 살아 정도가 아니라면 괜찮다. 그런데 발리가 햇반이 비싸긴 비싸다...
4. 모기기피제
모기기피제는 그냥 현지 것이 나은 것 같다. 1년 내내 모기랑 전쟁하는 곳이니 우리보다 모기기피제도 더 많이 사용하고 품질도 괜찮다. 발리 모기는 발리 기피제로 대처하자~~
5. 너무 많은 책들/노트북
나는 해변 파라솔에 누워서 칵테일 한 잔 하며 책을 읽을 수 있을 줄 알았다...
디지털 노마드 흉내를 내며 커피 한 잔과 함께 키보드를 두드릴 수 있을 줄 알았다...
노트북은 한 번 펼치지도 못했고...
칵테일에 알딸딸해져 책이 눈에 안 들어옴ㅋㅋ
대신 수영은 원 없이 했다ㅎㅎ
다음 포스팅부터 본격적으로 여행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2천장의 사진을 남긴 2주간의 발리 여행...
어딜 어떻게 손을 대가며 써야 할지 아직도 막막하지만
추억을 천천히 곱씹으며 즐겁게 써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