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독서 리스트 정리, 내가 뽑은 베스트 추천 도서
23년은 정말 큰 일을 치렀다. 바로 새로운 보금자리로 이사!!
그 때문에 하반기에 눈코뜰 새 없이 바빴고 자연스레 독서량도 확 줄고 독서기록도 시들시들해졌다..
특히 올해는 읽다가 중도포기한 책들이 진짜 많네 책편식 고치려고 나름 여러 장르를 시도했으나 쉽지는 않다. 중반쯤 가서 느낌이 안 오면 내던짐.. 이 또한 기록해 두자:)
▶1월 : 2권
1. 미궁 - 나카무라 후미노리
2. 희망의 끈 - 히가시노 게이고
* 타이탄의 도구들 - 팀 페리스 : 중도포기
<미궁>으로 올해 스타트를 끊었는데... 읽은 지 꽤 되어서 정확히는 기억이 안 나나 정말 내 스타일이 아니었고 읽고 나서 후회했다는 것은 확실히 기억난다... 결말이 궁금해서 끝까지 읽긴 했으나 정말 읽을수록 미궁에 빠져들게 하는 등장인물들의 정신세계가 정말 난해했음..
가가형사 시리즈 번외편 느낌의 <희망의 끈>. 아직 녹슬지 않은 히가시노의 파워를 느낄 수 있었다. 항상 새로운 소재에 누구에게나 술술 읽히는 가독성 좋은 문장과 속도감 있는 전개로 순식간에 책에 빠져들게 한다.
<타이탄의 도구들>은 다들 그렇게 극찬을 해서 시도했으나.. 오디오북으로 듣다가 어느새 중도포기... 자기계발서 잘 읽는 사람들 젤 부럽ㅠㅠ
▶2월 : 1권
3. 흑뢰성 - 요네자와 호노부
* 어떻게 살 것인가 - 유시민 : 중도포기
* 대안의 그녀 - 가쿠타 미츠요 : 중도포기
2월에 무슨 영문인지 그냥 끌려서 읽어보고 싶었던 유시민의 <어떻게 살 것인가>... 정치 이야기의 비중이 적지 않다.. 다 못 읽음ㅠ
2021년 나오키상 수상작인 <흑뢰성>은 최고의 발견이었다. 일본 전국시대를 배경으로 한 역사소설이자 추리가 가미된 미스터리 소설이기도 한데, 그리 어렵지도 않고 재미와 감동 모두 얻을 수 있었다. 강추!!
▶3월 : 3권
4. 세상에서 가장 쉬운 본질육아 - 지나영
5. 책 읽어주는 남자 - 베른하르트 슐링크
6. 눈의 소철나무- 도다 준코
어쩐 일로 육아책을 완독했다. 작가인 지나영 교수의 영상을 먼저 접한 후 오디오북으로 듣다가 책으로 읽었는데 육아를 넘어서서 나 자신을 살펴볼 수 있어 자기계발서로서도 추천하고 싶다.
영화 '더 리더'의 원작인 <책 읽어주는 남자>도 오랫동안 여운이 깊게 남아서 좋았고.. <눈의 소철나무>는 결말이 궁금해 어찌어찌 다 읽었으나 확 와닿지 않는 개연성...
▶4월 : 2권
7. 친밀한 이방인 - 정한아
8. 거짓말을 사랑하는 여자 - 오카베 에쓰
* 수수께끼 풀이는 저녁식사 후에 - 히가시가와 도쿠야 : 중도포기
<친밀한 이방인>과 <거짓말을 사랑하는 여자>는 거짓말을 소재로 했다는 점에서는 비슷하지만 소설 느낌은 전혀 달랐다. 둘 다 드라마 및 영화로도 만들어졌기 때문에 원작과 비교해 보며 읽어보기에 좋을 것 같다.
<수수께끼 풀이는 저녁식사 후에>.. 중고딩 때 읽었더라면 재미있게 읽었을 듯... 가벼운 추리라 시간 때우기엔 괜찮을 듯한데 연작이라 흐름이 끊겨 도중에 그만둠
▶5월 : 4권
9. 꽃밥 - 슈카와 미나토
10. 맡겨진 소녀 - 클레어 키건
11. 아침이 온다 - 츠지무라 미즈키
12. 토와의 정원 - 오가와 이토
보석 발견!! <아침이 온다>와 <토와의 정원> 너무너무 좋았다. 재미도 있고 감동도 있고, 읽고 나서 생각이 많아졌다. 세상을 따뜻한 시선으로, 인생을 긍정적으로 돌아보게 하는 소설!!
2005년 나오키상 수상작 <꽃밥>. 가장 첫번째 이야기인 '꽃밥'은 좋았으나 그 뒤로는 인내하는 마음으로 읽었다.. 단편소설의 최대 단점인 읽고 나면 남는 게 크게 없다는..
처음 읽어 본 아일랜드 문학 <맡겨진 소녀>는 분량이 아주 짧다. 그럼에도 이렇게 짠한 여운이 남는다는 게 굉장하다. 영화도 있음.
▶6월 : 4권
13. 당연하게도 나는 너를 - 이꽃님
14. 구의 증명 - 최진영
15. 바다가 보이는 이발소 - 오기와라 히로시
16. 잔화요란 - 오카베 에쓰
6월은 그럭저럭.. 중도포기는 없었지만 확 재밌는 책도 없었다. 갑자기 역주행한 <구의 증명> 궁금해서 읽어봤으나 내 스타일 아님.. 난해하다!
<바다가 보이는 이발소> 역시 <꽃밥>과 마찬가지로 나오키상 수상작이라 읽어봤으나 단편이라 흐름이 계속 끊김. 소설의 제목이자 첫 이야기인 '바다가 보이는 이발소'는 훌륭했다!
<잔화요란> 완전 막장 스토리.. 별로 공감하고 싶지 않은 여자 인물들의 심리가 불편함..
새롭게 도전한 청소년 소설 <당연하게도 나는 너를>은 흡입력이 좋았고 추리적인 요소도 가미되어 스토리가 흥미진진했다. 십대들의 심리 묘사가 탁월했음!!
▶7월 : 4권
17. 스토너 - 존 윌리엄스
18. 유괴의 날 - 정해연
19. 애매한 사이 - 후카자와 우시오
20. 더블 - 정해연
구입한 지 1년이 다 되어서야 읽은 <스토너>. 특별할 것 없는 스토너라는 한 개인의 일생을 통해 인생이란 무엇일까.. 를 생각해보게 된다. 자극적인 이야기, 치밀한 구성, 화려한 등장인물 그 어느 것도 없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 훌륭한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스토너의 외로움과 슬픔이 고스란히 전해져 이런 종류의 무거움을 싫어한다면 취향에 맞지 않을 수도 있다. 아직까지 뇌리에 박혀 떠나지 않는 문구 "넌 무엇을 기대했나.."
재일 교포 작가의 작품인 <애매한 사이>는 외국인 노동자 차별에 관한 사회고발적 성격의 소설인데 스토리적인 재미는 부족하지만 읽어볼 만하다.
K-스릴러 정해연 작가의 발견!! <유괴의 날>과 <더블>은 스릴감 넘치고 흡입력이 뛰어나 순식간에 다 읽었다. 유괴의 날은 드라마로도 만들어졌다지. 하지만 재미 면에서 나에겐 살짝 부족한 느낌..
▶8월 : 5권
21. 블랙쇼맨과 환상의 여자 - 히가시노 게이고
22. 짐승의 성 - 혼다 테쓰야
23. 코로나와 잠수복 - 오쿠다 히데오
24. 모성 - 미나토 가나에
25. 13계단 - 다카노 가즈아키
* 열쇠없는 꿈을 꾸다 - 츠지무라 미즈키 : 중도포기
* 아버지의 해방일지 - 정지아 : 중도포기
* 육식저택 - 고바야시 야스미 : 중도포기
* 앨리스 죽이기 - 고바야시 야스미 : 중도포기
여유가 많았던 8월엔 확실히 이것저것 많이 건드렸지만 내팽개치기도 많이 했네...
<블랙쇼맨과 환상의 여자>는 히가시노 최근작들 중에선 조금 실망스럽다. 쉽게 술술 읽히지만 킬링타임용 가벼운 추리.
문제작 <짐승의 성>!! 읽고 너무 충격적이었다. 이게 일본에서 실제로 일어난 일이라니!!! 사람이 사람에게 할 수 있는 최고의 극악무도한 짓들을 생생하게 경험할 수 있다. 읽으면서 토가 나올 것 같은 순간들이 많았지만 결코 그만둘 수 없는 흡입력이 굉장했던 작품!! 차라리 픽션이기를.. 실화라니 진짜 믿기지 않는다.
<코로나와 잠수복>은 너무나 오쿠다 히데오스러운 유쾌함이었고 그래서 더 반갑고 그립고 좋았다. 단편이지만 작품 하나하나 읽고 나서 아~ 좋네 했고 찔끔찔끔 눈물이 나기도 했다.
미나토 가나에의 <모성>은 좀 애매하다. 나도 애 있는 엄마인데 공감가지 않는 부분들이 꽤 있었고.. 재미가 없다고도 할 수 없지만 <고백>의 임팩트가 너무 크기 때문에 그녀의 대표작으로 그닥 추천하고 싶진 않다.
<13계단>!!! 굉장했다!! 왜 다카노 가즈아키를 이제 알았나 싶은데~!! 재미로 끝나는 추리는 널리고 널렸다. 그 이상이 되려면 마음에 깊게 남는 감동이 있어야 하는데.. 이 작품이 그러하다. 사회파 미스터리 소설로써 강추!!
그 외 중도포기작들... <아버지의 해방일지>는 다 읽을 수 있었는데 완독을 못해 아쉽ㅠ 너무 여러 개를 동시에 읽다가 어느새 흥미가 완전 달아나서 그만ㅠ
누가 <앨리스 죽이기>를 추천하길래 읽어봤는데 이게 뭐람!! 꿈과 현실 세계를 계속 왔다 갔다 하며 스토리 내 스타일 아냐.. 이 작가의 다른 작품 <육식저택>도 읽다가 아~ 역시 아니구나 하고 덮었다...
▶9월 : 3권
26. 그레이브 디거 - 다카노 가즈아키
27. 테스카틀리포카 - 사토 기와무
28. 도덕의 시간 - 오승호(고 가쓰히로)
9월부터 본격적으로 바빴지만 나름 읽은 것들이 성공적이었다. 다카노 가즈아키 작가에게 반해서 <13계단>에 이어 읽은 도주극 스릴러 <그레이브 디거>!! 쉴 틈 없이 계속 페이지를 넘기고 싶다면 추천한다 긴박감 최고!! 그런데 13계단에 비할 바는 못된다.
나오키상 수상작인 <테스카틀리포카>.. 멕시코 마약 카르텔과 불법 심장 이식을 주제로 한 지하세계의 어둠을 다룬 소설인데, 재미는 있었으나 솔직히 좀 어렵기도 했다. 이 작가 꼼꼼함의 극치이다. 묘사가 너무 세세하고 치밀하다. 하지만 인내하고 읽을 만한 가치는 있다.
새로운 관심작가 발견!! 재일 교포 작가 오승호(고 가쓰히로)의 <도덕의 시간>!! 재미있었다. 결말은 조금 예상 가능했으나 전체적인 스토리가 흥미진진했다.
▶10월 : 3권
29. 아임 소리 마마 - 기리노 나쓰오
30. 테러리스트의 파라솔 - 후지와라 이오
31. 하얀 충동 - 오승호(고 가쓰히로)
10월은 별로 성과가 없다. 밀리언셀러클럽 추리소설 인기작이라고 하길래 선택한 <아임 소리 마마>. 흔하지 않게 여성 사이코패스의 범죄 스토리를 다루는데 나는 그닥 신선하거나 흥미롭지 않았다.
에도가와 란포와 나오키상 사상 최초 동시 수상이란 타이틀에 혹해 읽게 된 <테러리스트의 파라솔>.. 기대가 엄청 컸는데 이게 뭔가.. 나는 좀 실망스러움.. 결말은 허를 찔렀으나 왜 그래야만 했는지 스토리 자체가 납득이 잘 안 되어서 읭? 했다. 확실히 좀 옛날 추리 느낌
오승호 작가에게 관심이 가서 두 번째로 읽은 <하얀 충동>!! 괜찮았다 평타 이상. 이 작가는 확실히 흡입력이 있다. 문장이 술술 읽히고 빠져들게 한다. 인간의 충동에 대한 내면 묘사가 탁월.
▶11월 : 0권
독서안함.... 이런 ㅠㅠㅠ 한 권도 안 읽은 이런 달은 처음이다 정말
하지만 무사히 이사했으니 좋아좋아 ㅎㅎ
▶12월 : 3권
32. 소녀 동지여 적을 쏴라 - 아이사카 토마
33. 후 항설백물어 - 교고쿠 나쓰히코
34. 도쿄타워 - 릴리 프랭키
22년 일본 서점 대상 1위를 차지한 <소녀 동지여 적을 쏴라>.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독소전쟁의 소련군 여성 저격병에 관한 소설인데, 분량도 길고 군대, 무기, 전투에 관한 묘사가 아주 많아서 나처럼 전쟁에 문외한이라면 읽기 어려울 수 있다. 일본인이 쓴 독소전쟁 역사소설이라니 꽤 신선하다. "나는 여성을 지키기 위해 저격한다!!" 끝에 가서는 감정이 복받쳐 올라 직장에서 엎드려 몰래 울었다..ㅋㅋ 어려움을 끝까지 참고 완독한다면 분명 남는 게 있을 것이다.
작년부터 너무너무 궁금해서 도서관마다 찾아다닌 <후 항설백물어>. 항간에 떠도는 기묘한 백가지 이야기를 주제로 한 교고쿠 나쓰히코의 괴담집. 첫 번째 이야기는 아주 괜찮았다. 불가사의의 그 섬을 일본에 비유하다니!! 작가는 괴담 속에 메시지를 담고 있다. 하지만 기대만큼은 아니었고 미미여사의 괴담 시리즈가 나한테는 더 맞는 듯~~
예쁜 표지로 재출간된 <도쿄타워>~~ 밀리에 올라와 있어 읽어봤다. '오다기리 조'가 주연한 영화도 봤는데 영화보다 책이 더 낫다. 영화도 나쁘진 않았지만 생략된 줄거리가 많고 책에서 느꼈던 감동을 오롯이 느끼기는 어려웠다. 읽고 나면 반드시 엄마가 보고싶어지는 ㅠㅠ 가슴 뭉클하고 묵직하고 또 위로받을 수 있는, 이제는 배우로서 더 친숙한 릴리 프랭키의 철학적 문장들을 음미할 수 있다.
< 2023년 독서 정리 >
● 총 34권 완독. 중도포기 8권.
● 일본소설 25, 한국소설 5, 그 외 외국소설 3, 육아서 1
★ 2023년 내가 뽑은 베스트 8 ★
(재미, 감동, 가독성 등을 고려한 내맘대로 주관적 순위)
1. 흑뢰성
2. 13계단
3. 아침이 온다
4. 스토너
5. 책 읽어주는 남자
6. 토와의 정원
7. 소녀 동지여 적을 쏴라
8. 도쿄타워
● 괜히 읽었다 책
☞ 미궁, 눈의 소철나무, 잔화요란
● 새로운 관심 작가
☞ 요네자와 호노부, 다카노 가즈아키, 츠지무라 미즈키, 오승호(고 가쓰히로), 정해연
● 2023년 자기 평가
☞ 독서량이 작년보다 줄었고 중도포기가 많았다. 이것저것 건드리다가 하반기에는 내 취향만을 또 골라 읽게 됨.. 책편식은 작년보다는 조금 좋아졌다. '그레이브디거'를 마지막으로 독서리뷰 안 씀..
다이나믹했던 23년.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그 어느 때보다 즐겁고 행복했다. 매년 올해만 같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며 가는 해를 붙잡고 놓아주고 싶지 않은 마음도 있지만.. 다가오는 새로운 한 해도 어쩐지 기대가 된다 기분 좋은 두근거림^^
24년에도 늘 책과 함께 하는 해가 되길 바라며.. 24년아 잘 부탁한다~~ 즐겁게 지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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