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키요라입니다😙
오늘은 '미치오 슈스케'의 <절벽의 밤>을 리뷰해 보려고 해요:)
앞서 같은 작가의 <용서받지 못한 밤>을 재미있게 읽은 터라 기대가 컸어요~~
작가 스스로 '지금까지 읽어본 적 없는 소설'이라고 자부했다는데.. 읽어보니 역시나 그러했습니다. 정말로 여태껏 읽어본 적 없는 형식의 추리소설이었어요.😲
우선 제목부터 보자면 원제는 '이케나이(いけない)', 일본어로 '안 된다'라는 뜻인데요. 소설 속 각 장의 제목마다 '~해선 안 된다'로 끝나기 때문에 '이케나이'인 것 같아요. 우리나라 번역본에서는 제목이 완전 바뀌었는데요. '절벽의 밤'도 사건과의 관련성이나 상징적인 면에서 볼 때 꽤 잘 지어진 것 같아요.
찾아보니 올해 9월 일본에서 따끈따끈한 신작 2권도 나왔네요. 우리나라엔 아마 내년쯤 번역본이 나오겠죠? 이로써 <이케나이 시리즈>가 되겠네요^^
<나의 평점 : 3.7/5.0>
가독성 : ★★★☆
재미 : ★★★★
여운 : ★★★☆
1. 줄거리/개요(출판사 서평 참고)
제1장. 유미나게 절벽을 보아서는 안 된다.
자살 명소로 유명한 유미나게 절벽 근처에서 뺑소니 사고가 발생한다. 죽은 사람이 다시 인간 세상에 태어날 수 있도록 돕는다는 종교단체 '십왕환명회'는 유족 야스미 유미코에게 끊임없이 접근해온다. 대학 시절 유미코의 연인이었던 형사 구마지마는 그녀의 마음이 약해지기 전에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그러던 어느 날, 뺑소니 사고의 유력 용의자로 지목된 젊은 남성이 유미나게 절벽에서 살해된 채로 발견된다. 사건의 새로운 국면을 맞은 구마지마는 점점 이상해지는 유미코의 모습에서 수상함을 감지하는데...
제2장. 그 이야기를 해서는 안 된다.
중국에서 이민을 왔다는 이유로 학교에서 따돌림을 당하는 커는 여러 가지 상상을 하며 혼자 있는 시간을 견딘다. 어느 날, 문방구에서 우연히 목격한 살인사건 또한 커의 머릿속을 어지럽히는데.. 문방구 바닥을 물들인 검붉은 자국과 고타쓰 바깥으로 삐져나온 발. 커는 문방구 할머니가 살해당했다고 확신하지만 할머니는 다음 날에도 여전히 문방구를 지키고 있다. 커가 목격한 살인사건은 현실일까, 상상일까?
제3장. 그림의 수수께끼를 풀어서는 안 된다.
십왕환명회 간부 미야시타가 사망한 채 발견되고, 형사 다케나시와 미즈모토는 한 조가 되어 수사에 착수한다. 모든 정황과 증거가 자살임을 보여주지만, 미즈모토는 이 사건이 미심쩍다고 주장한다. 미즈모토의 의견을 뒷받침할 증거는 간부에 이어 사망한 보안업체 사장의 불분명한 메모뿐. 다케나시는 미즈모토의 주장에 따라 수사를 계속하지만, 사건은 점점 오리무중으로 빠져간다. 간부의 죽음은 과연 자살일까?
제4장. 거리의 평화를 믿어서는 안 된다.
자살 명소라는 오명을 벗고 공원으로 탈바꿈한 유미나게 절벽에서 두 사람이 자신의 죄를 자백한다. 다섯 장에 걸친 긴 편지 두 통은 각각 수년 전 일어난 사망 사건들의 진상을 담고 있다. 이로써 모든 사건의 전말이 밝혀지지만...
2. 추리 포인트 및 결말 (스포 있음)
**이미 책을 읽은 분들의 복습 차원에서 준비했어요. 아직 안 읽으신 분들은 패스해 주세요!!
여태껏 만나보지 못한
미스터리의 새로운 경지
당신이 알고 있던 모든 진상이 뒤집힌다
<제1장> 독자를 혼란에 빠뜨리는 첫 번째 포인트는 뺑소니 사고의 사망자입니다. 당연히 운전자였던 '야스미 구니오'가 사망한 것처럼 묘사되는데 실제로는 조수석에 타고 있던 그의 어린 아들이었다는 것, 그리고 죽어가는 와중에 구니오가 부르던 이름 '나오야'도 마치 뺑소니 사고 범인의 이름인 것처럼 착각하게 만드는데 그 또한 범인(나오토)이 아닌 죽은 아들의 이름이었어요.. 정말이지 작가가 독자들을 가지고 노는 느낌... ㅋ
두 눈의 시력을 잃은 채 아들의 원수를 갚기 위해 매일같이 덫을 쳐놓고 범인이 오기만을 기다렸을 구니오의 심정은 어땠을까요?.. 부모가 되어보니 이제는 알겠어요. 저라면 더한 짓을 할 지도..
1장 마지막에 첨부되어 있는 지도는 언뜻 봐서는 맨 첫 장의 지도와 똑같아 보이나 야스미 부부가 사는 연립주택의 위치가 추가로 표시되어 있어 이 지도의 정체가 무엇인지, 어떤 비밀이 숨겨져 있는지 의문스럽게 만듭니다. 이것의 위치로 미루어 1장의 마지막에서 십왕환명회의 차에 치인 사람이 누구인지 알 수 있다니.. 해석을 보고 너무 놀라웠어요 설마 그 인물이었다니.. 맞추신 분들은 천재가 아닐까요!!??
<제2장> 2장은 1장에 비해서는 가독성이 좋지 않았습니다. 1장과 전혀 관계없는 사건처럼 보여 작가가 무슨 얘기를 하려는 것인지 도통 감이 오지 않았어요. 중국에서 온 소년 '커'가 문방구에서 살인사건이 일어났음을 직감하지만 다음 날 다시 찾아간 문방구에서 죽은 줄 알았던 할머니가 멀쩡히 살아 있습니다. 그러나 '네가 본 것을 다름 사람한테 절대 이야기해서는 안 된다'는 할머니의 말이 뭔가 수상하죠. 그리고 커는 그날 밤 할머니와 그 조카에게 자동차로 납치되어 유미나게 절벽으로 가게 되는데.. 절벽 위에서 떠밀리는 사람은 커가 아닌 다름 아닌 할머니와 그 조카!!
자 그럼 2장 마지막에 첨부되어 있는 사진을 볼까요. 할머니와 조카가 인터뷰하는 사진을 뚫어지게 봤더니 자동차 뒤에 숨어있는 아이가 보입니다. 이것이 분명 결정적 힌트겠죠!! 저는 그 아이가 '커'라고만 생각했어요!! 2장 추리도 실패입니다!!ㅠㅠ😂
<제3장> 3장은 충격적 반전이 있어서 좀 더 재미있었어요. 1장부터 등장한 십왕환명회의 간부가 돌연 사망하고 다케나시와 미즈모토 형사가 수사를 맡게 되지요. 다케나시는 1장에서 나온 구마지마의 후배 형사인데요. 자살이냐 타살이냐, 타살이라면 누가 죽였을까. 배후에 숨겨진 사건의 진실은??
끝까지 아리송한 느낌으로 가다가 갑자기 마지막에 두둥~!! '미즈모토' 형사의 사망!! 이건 뭔가요.. 미즈모토가 죽기 전 함께 있던 사람은 그 사람인데.. 어찌..!!
그 의외의 인물은 사실 십왕환명회의 회원이었고 미야시타와 보안업체 사장을 죽인 지부장 모리야를 지키기 위해 증거를 훼손하고, 그 사실을 알아차린 미즈모토도 자살로 위장해 죽인 것입니다. 3장의 사진은 흰 장갑을 낀 누군가가 사건의 결정적 증거가 되는 그림을 고치고 있는 사진인데 그게 그 사람이었다니요..😵
<제4장> 4장에서는 그동안 있었던 사건들의 후일담과 함께 숨겨진 진실이 밝혀집니다. 1장의 등장인물인 '야스미 구니오'가 재등장하는데, 뺑소니 사고로 시력을 잃은 탓에 아내에게 고백서를 대필시킵니다. 그 고백서를 건네고 유미나게 절벽에서 자살할 작정이었지만, 2장의 등장인물인 '커'와 재회한 후 마음을 바꿉니다. 어릴 적 자신을 유일하게 지켜준 커의 어린이집 선생님이 바로 구니오였던 겁니다.
4장 마지막에 첨부된 사진을 보면 백지로 된 편지지 여러 장이 나오는데 이것은 구니오가 건넨 고백서이며, 실은 아내는 고백서에 아무것도 쓰지 않은 거죠..🤐
3. 리뷰
소설은 총 4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처음 1장을 다 읽고 2장을 읽기 시작했을 때 단편집이라고 착각할 정도로 1장과는 전혀 관계없어 보이는 새로운 사건과 등장인물에 한참 당혹스러웠어요. 그래도 끈기 있게 2장을 마치고 3장으로 들어가니 1장의 인물들이 몇몇 다시 등장하더라구요. 각 장마다 별개의 다른 사건처럼 보이지만 마지막엔 결국 다 연결되어 하나의 결말로 이어집니다.
가장 독특했던 것은 각 장이 끝날 때마다 마지막에 지도 및 사진이 첨부되어 있는데, 처음엔 이게 도통 뭘 의미하는지 이해가 안 갔어요. 하지만 지도와 사진을 유심히 살펴보면 사건 해결의 단서가 되는 열쇠가 숨어 있고 그로써 진실이 밝혀지는 형식입니다. 신선하기도 했지만 저는 좀 난해했습니다;;ㅋㅋ 책 마지막 번역자 해석이 없었더라면 끝까지 이해하지 못했을 것 같아요😂
책의 마지막 장을 덮고 난 후 한 동안 멍~했어요. 작가가 마지막까지 사건의 진실을 (글로는) 명확히 밝히지 않을뿐더러 독자들이 마지막 수수께끼를 풀어나가야 하는 그런 본 적 없는 형태의 소설이라 당혹스럽기도 했지만 그런 독특함이 신선하고 재미있었습니다.😆
단 저처럼 책을 줄줄 빠르게 읽는 사람이라면 작가가 곳곳에 심어 놓은 힌트를 지나치고 하나도 못 건질 수도 있어요. 미치오 슈스케는 이 작품을 통해서 "독자들아~~ 내가 문제를 낼 테니 너희 이거 한 번 풀어봐~~ 힌트 줄게 맞춰봐~~ 맞출 수 있겠어??" 하는 느낌? 이었어요 ㅋㅋㅋ
연쇄 살인사건의 전모를 파악할 사람은 오직 당신뿐!
<절벽의 밤>에는 가족을 잃고 남겨진 사람들이 여럿 등장하고 그들이 어떤 마음을 품고 살아가는지 보여줍니다. 이야기에 등장하는 종교단체 '십왕환명회'의 존재가 그들의 마음을 여실히 보여주죠. 죽은 자의 명복을 비는 것이 아닌, 죽은 자가 살아 돌아오길 바라는 마음. 왜 저런 딱 봐도 사이비단체 같은 종교에 빠질까 싶다가도 오죽하면.. 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가족을 잃은 슬픔과 고통은 겪어본 자만이 알겠지요..
평화로운 일상에 갑자기 들이닥친 뺑소니 사고로 시작해 그로 인한 분노와 증오가 또 다른 사건을 낳고, 별개의 사건처럼 보이는 일들이 실은 얽히고설켜 하나의 큰 그림을 이룹니다.
사건의 진상을 추리한다는 면에서는 이번 책에서는 대실패였어요!! 작가가 숨겨 놓은 트릭을 거의 맞추지 못했어요ㅠㅠ
새로운 형태의 추리 소설로
수수께끼 풀이에 도전하고 싶은
추리 고수분들께
<절벽의 밤>을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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