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리즈키 린타로'의 <요리코를 위해>를 읽었습니다🙂
'2021년 첫 역주행 베스트셀러' 라는 말에 혹해서...
일본에서는 1993년에 출판되었구요 벌써 30년 전 작품이네요~~
오늘 리뷰는 그다지 긍정적이지 않아요 ㅎㅎ🥲
재미있게 읽은 분들에게는 제 리뷰가 공감 가지 않을 수도, 작가님에게는 실례가 되겠지만,
그래도 읽은 느낌 그대로 솔직하게 적어보려구요~^^
1. 줄거리/개요
내 딸을 살해한 남자를 죽였다. 그리고 나도 자살한다.
17살의 사랑하는 딸 요리코를 잃은 아버지 니시무라 유지는 지나가는 성범죄자의 범행으로 사건을 마무리 지으려는 경찰의 수사에 의문을 품고 직접 범인을 잡기로 한다. 마침내 범인을 찾아 살해하고 자신도 자살을 시도하지만 가까스로 살아남아 의식불명 상태에 빠진다. 한편 니시무라는 일련의 모든 과정을 수기로 남긴다. 수기을 읽은 명탐정 노리즈키 린타로가 수기에서 이상한 점을 느끼고 사건의 진상을 파헤치기 위해 추리에 나서는데...
2. 리뷰
술술 읽히기는 했습니다. 초반 니시무라의 수기에서 호기심을 자극하고 중반 린타로의 추리에서는 다소 루즈해졌다가 마지막 니시무라의 고백에서 다시 흥미진진!!
그런데 읽을수록 뭔가 안 좋은 예감이 스멀스멀 올라와요 설마 설마... 에이 설마... 했는데 설마가 정말로 일어나서.. 결말이 너무 최악이었어요😣 읽으면서 불안한 느낌이 현실이 되었네요. 그렇다고 예상외의 반전도 아니었고 오히려 반전에 반전을 가하고자 억지스러움이 더해져 결말이 산으로 간 느낌입니다😵💫
소설 제일 처음 등장하는 니시무라의 수기만 읽어도 뭔가 감이 옵니다. 범인도 바로 추리할 수 있구요 하지만 이 책은 범인 추리가 목적이 아니라 사건의 추악한 진실 파헤치기입니다. 범인의 정체, 범인과 요리코와의 관계 정도는 충분히 예상 가능해서 반전이랄 것도 없구요. 다만 반전 속에 감춰진 진실이 너무 불쾌하기 짝이 없고 납득도 안되어서... 다 읽은 후 이렇게 기분이 나빠지다니ㅠㅠ 너무 찝찝하고 뒷맛이 개운치 않은 결말이라 초반의 긴장감에 비해 결말이 너무 아쉬워요.
작가가 특히 여성에 대한 이해가 좀 부족하지 않았나 싶어요 ㅠㅠ 여기 나오는 여자들은 정신상태가 정상적인 사람들이 없어서 안타까웠어요 딸 요리코, 엄마 우미에, 학교 이사장, 간병인 모리무라, 친구 구니코.. 하나같이 다 이상했어요😮💨
또한 린타로는 경찰도 아니고 사건의 주요 관계자도 아닌데 어찌 이리 모든 사람들이 린타로에게 사실을 술술 털어놓는 건지.. 이야기를 진행시키기 위해 린타로의 사건 추적이 필요하긴 했지만 추리 과정이 너무 부자연스럽고 작가가 생각한 결말을 향해 스토리를 짜 맞춰 나가는 느낌마저 들었습니다.
(스포 있음) 아내 우미에의 사고의 원인이 딸 요리코에게 있었다고 해서 그렇게 딸을 미워할 수 있는 것인지... 요리코는 사리분별을 하기 어려운 아주 어린 나이었고 그 행동에 어떤 고의성도 없는데 말이죠..
제일 이해하기 어려웠던 것은 요리코의 행동입니다!! 아무리 아빠에게 사랑받지 못하고 엄마에 대한 죄책감이 있다고 해도 스스로를 그런 말도 안 되는 비극으로 내몰 수가 있는 것인지.. 요리코는 이미 죽고 없으므로 요리코에 대한 심리 묘사가 부족했기 때문인지는 몰라도 그녀의 행동에 대해 아~! 하고 납득할 만한 요소가 한참 부족했어요 현실의 딸들은 절대 그런 방식으로 자신의 존재나 삶의 이유를 증명하지는 않죠 절대요!! 작가의 이러한 발상이 다소 역겹다고도 할 정도로 저는 별로였습니다. 또한 다 읽고 나니 제목도 맘에 안 들어요ㅠㅠ 요리코를 위해서인데... 요리코를 위한 사람은 과연 있었나요?..ㅠㅠ
엄마 우미에는 말할 것도 없습니다. 실은 가장 무섭고 잔인한 인물이죠. 사고로 하반신 불구가 되어 아무리 관념의 괴물이 되어버렸다고 해도 남편의 사랑을 시험하기 위해 친딸을 이용한다는 것은... 아무리 소설이라지만 저는 그녀의 심리가 도무지 이해가 안 되네요😰
읽으면서 문득문득 떠올리게 된 것은, 니시무라가 아내 우미에를 점점 쏙 빼닮아 가는 요리코에게 어느새 정신적이든 육체적이든 사랑의 감정을 품게 된 것이 아닐까.. 하는 정도로 추측을 했었어요. 이 또한 절대 정상은 아니지만 오히려 그게 더 설득력이 있을 정도로.. 이건 뭐 딸이 아버지를 유혹하다니.. 그 이유에 개연성도 없고 인간의 마음에 대한 이해도 없고...
하루 이틀 만에 다 읽긴 했습니다. 재미는 있었어요... 몰입감은 인정하지만 결말이 너무 아쉬워서 추천드리기 쉽지 않네요.
30년 전 출판 당시에는 나름 큰 센세이션을 불러일으켰을지도 모르지만 현시대에서는 긍정적인 반응을 얻기가 어려울 것 같아요.(지극히 저의 주관적인 생각)
<나의 평점 : 2.8/5.0>
가독성 : ★★★★
재미 : ★★☆
여운 : ★★
3. 인상적인 문장들(스포 있음)
가장 교묘한 거짓은 진실의 가면을 쓴 거짓말이야.
무의식 중에 어머니 몫을 대신하려고 했겠죠. 우미에의 몸이 불편하니까 부족한 부분을 자신이 채우려는 것처럼요. 의식 기저에 깔린 어머니에 대한 죄책감과 아버지의 사랑을 바라는 마음이 상승작용을 일으켰다고 생각해요.
요리코는 속죄하기 위해 상실한 어머니의 육체를 자신을 통해 재현하려고 한 것이다.
사고가 없었더라면, 아버지한테 거부당하지만 않았더라면 그런 경솔한 행동은 안 했을 텐데..
부인에 대한 사랑을 관철하기 위해서라면 니시무라 씨는 어떤 비열한 행위라도 무릅썼을까요?
전 약한 인간이지요. 압도적인 불행을 무덤덤하게 제 삶에 받아들일 수가 없었습니다. 누군가에게 증오를 퍼붓지 않으면 제정신을 유지할 자신이 없었습니다. 거기에 요리코가 있었고요. 제게 선택지는 없었습니다. 남몰래 요리코를 증오함으로써 악몽 같은 현실과 간신히 타협했습니다.
그건 복수가 아니었습니다. 요리코 씨는 당신한테 사랑받고 싶었을 겁니다. 어머니에게 향하는 애정의 몇천 분의 일이라도 좋으니 자신에게도 그 사랑을 나누어주기를 바랐던 겁니다. 아니, 어쩌면 정말로 당신의 아이를 원했을지도 모릅니다.
노리즈키 : 첫 번째는 요리코를 위해 죽었고, 두 번째는 당신을 위해 죽는다, 라고
우미에 : 남편은 자신을 위해 죽은 거예요.
오욕으로 점철된 고독한 최후. 그게 남편이 단 한 번 저지른 과오에 대한 대가란 말인가.
폐허처럼 고립된 사랑. 그게 당신이 사랑이라 부르는 것의 형태란 말인가? 그런 것에 사랑이란 이름을 붙일 수 있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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