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일본 소설] 스물아홉 생일 1년 후 죽기로 결심했다 - 하야마 아마리

키요라 2022. 10. 27. 2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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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 없는 작가 '하야마 아마리'의
<스물아홉 생일 1년 후 죽기로 결심했다>를 읽었습니다.

'제1회 일본 감동대상'(이런 상도 있네요;;) 대상을 수상한 작품이라고 하며, 게다가 실화 바탕 이야기예요 이게 실화라니!!
'스물아홉의 필독서'라고들 한다는데 스물아홉을 훌쩍 넘긴 제가 읽어도 가슴에 와닿는 게 많았습니다.

짧은 분량, 쉽고 간결한 문체, 스피디한 전개
첫 장 펼치고 한큐에 다 읽었습니다. 이런 미친 가독성 너무 좋아요!!
게다가 재미와 감동까지!!😆
무료한 일상에 자극과 활력이 필요한 분께 적극 추천드리고 싶어요👍

작가이자 이야기 속 주인공 이름인 '아마리(あまり)'는 일본어로 '여분, 나머지'라는 뜻입니다. 즉, 1년 후 죽기로 결심하여 앞으로 남은 나머지 1년에 빗댄 이름입니다. 뭔가 자학적이면서도 멋진 이름^^

스물아홉 생일 1년 후 죽기로 결심했다
스물아홉 생일로부터 1년간의 치열한 기록을 담은 하야마 아마리의 자전적 에세이『스물아홉 생일, 1년 후 죽기로 결심했다』. 이 작품은 스물아홉의 나이에 스스로 1년의 시한부 인생을 선고할 수밖에 없었던 저자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변변한 직장도 없고, 애인에게는 버림받았으며, 못생긴 데다 73킬로그램이 넘는 외톨이였던 저자는 혼자만의 우울한 스물아홉 생일을 보내던 중 깜깜한 터널과도 같은 인생에 절망하며 자살을 결심한다. 그러나 죽을 용기마저 내지 못하고, 그런 자신의 모습에 좌절하며 텔레비전 화면에 무심코 시선을 던진 저자는 눈앞에 펼쳐진 너무도 아름다운 세계, 라스베이거스에서 최고로 멋진 순간을 맛본 뒤에 죽으리라 결심하고 1년의 시한부 인생을 선고한다. 절망에 빠져 있을 때는 혼자만 힘들다는 생각에 괴로워했지만 1년의 치열한 삶을 통해 사실은 그렇지 않다는 깨달음을 얻었다고 이야기하며, 죽음을 주시하며 살아가는 인간이 갖는 놀라운 힘을 보여준다.
저자
하야마 아마리
출판
위즈덤하우스
출판일
2012.07.20


<나의 평점 : 3.8 / 5.0>

가독성 : ★★★★☆
재미 : ★★★
여운 : ★★★★



1. 줄거리/개요

파견사원, 실연, 아버지의 병, 못생기고 뚱뚱한 외톨이...
너무도 절망적인 상황에서 스스로 1년의 시한부 인생을 선고하게 된 아마리. '1년 후, 라스베이거스에서 최고의 순간을 맛본 후 서른이 되는 날 죽는다'라고 결심한 그녀는, 돈을 벌기 위해 파견사원과 클럽 호스티스, 누드모델을 병행하며 죽을힘을 다해 질주한다. 드디어 1년 후, 라스베이거스 카지노에서 인생 최대의 모험을 한 결과 그녀는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어차피 죽을 거라면 서른이 되기 직전, 스물아홉의 마지막 날,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고 생각되는 그 멋진 순간을 맛본 뒤에 죽는거야. 카지노에서 전부를 잃어도 상관없다. 내 인생의 전부를 걸고 승부를 펼쳐 보는 거다. 그리고 땡, 서른이 되는 날 미련 없이 목숨을 끊는다. '1년, 내게 주어진 날들은 앞으로 1년이야.' 지금 나에게는 '죽지 못한 탓에 맞이하게 된 시간'밖에 없다. 나는 지금부터의 시간을 '남아 있는 목숨'이라 부를 것이다. 그날부터 내 인생의 카운트다운이 시작되었다.
- 인생의 정점을 향한 죽음의 카운트다운 -

2. 리뷰

책을 읽으면서 저의 20대가 생각나더라구요. 딱 스물아홉이었던 건 아니지만 20대가 참 외롭고 고달팠던 것 같아요. 일을 하면서도 내 길이 아닌 것 같고, 여차하면 그만두고 싶고, 인간관계는 또 왜 이리 어려운지.. 무리 속에서 웃고 떠들고 놀아도 늘 외롭고 혼자인 것 같고, 제대로 된 취미도 하나 없고 즐거운 것도 없고.. 비교하고 불평하고 비관하면서.. 저를 돌보지 않는 삶을 살았던 것 같아요..
그래서 아마리만큼은 아니지만.. 스물아홉, 뭐 하나 이뤄논 것 없이 외톨이였던 아마리가 어떤 심정으로 죽을 각오를 했는지 조금은 알 것 같았어요.😢

아마리가 정말 대단한 것은, 죽지 않는 대신, 꾹꾹 버티며 사는 대신, 죽고자 하는 각오로 지금까지의 나를 버리고 새로운 한 걸음을 내딛습니다. 여태까지의 자기라면 상상도 못 했던 일들에 과감히 도전하며 그야말로 새로 태어나게 됩니다. 긴자 클럽의 호스티스, 누드모델 일을 하며 자신 앞에 가로막혀 있던 벽을 깨부수고 아마리는 무엇보다 '자신감'을 얻습니다. 직업의 귀천을 떠나 무슨 일이든 도전해서 '하면 할 수 있다'는 '용기'를 얻게 되죠.
인생의 마지막 종착지로서, '라이베이거스'라는 목표 하나만을 바라보며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1년을 살아갑니다. 여행 자금 마련 때문에 혹독한 투잡, 쓰리잡 생활을 하게 되지만 그 덕에 20킬로 넘게 살이 빠져 날씬한 몸을 되찾게 되고, 근무시간 내에 철저하게 일을 끝내고 칼퇴한 것이 오히려 직장에서는 더 인정받게 되어 정규직 제안도 받게 되죠. 호스티스 일을 하며 손님들과의 대화에서 '경청'하는 자세를 배워 사람들에게 호감과 신뢰를 얻는 법을 배우고, 영어를 배우기 위해 외국인에게 먼저 다가가 친구를 사귀고, 처음으로 속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는 진정한 친구도 얻게 됩니다. 용기 내어 한걸음 내디딘 것이 두 걸음, 열 걸음이 되고 꾸준하게 1년을 살아낸 결과 자기도 모르는 사이 어마어마하게 성장하게 된 거죠. 1년 후의 아마리에게는 더 이상 죽을 이유 따윈 없었습니다. 무한한 가능성과 희망만이 있을 뿐이죠~~💫💫

줄곧 패배자로 살아오던 내가 태어나서 처음으로 도전자가 되었다. 목표가 생기자 계획이 만들어지고, 계획을 현실화시키려다 보니 전에 없던 용기가 나오기 시작했다.
- 기적을 바란다면 발가락부터 움직여 보자 -


주어진 환경과 능력보다는 목표의식, 자신감, 도전, 꾸준함의 중요성을 아마리를 통해 다시금 배웠습니다.
지금까지 하고 싶을 일이 생길 때마다 '힘들겠지?.. 이제 와서 늦었겠지?..' 라는 생각이 늘 앞섰어요. 그래도 요즘은 미리 겁먹고 포기하기보단 일단 시작이라도 해보자 생각은 하는데 맘처럼 쉽지 않지만요. 티스토리도 그중 하나입니다ㅋㅋ
너무 해보고 싶은데 시작할 엄두가 안 나서 계속 망설이며 미루던 일이었어요. 어느 날 그냥 '에잇 한번 해보자!' 하고 무작정 포스팅을 썼어요. 막상 시작하고 보니 왜 그리 겁먹었나 싶은데 말이죠😊
아마리의 이야기는.. 다 알고 있는 것이지만 새삼 다시 일깨워줍니다.
'일단 해보자. 일단 저지르자'

삶에 재미가 없고 자극이 필요할 때,
뭔가에 부딪혀 포기하고 싶을 때가 오면
다시 꺼내 읽고 싶은 책!!
<스물아홉 생일 1년 후 죽기로 결심했다>였습니다😁👍


사진출처: 교보문고


3. 인상적인 문장들 (이 너무 많네요😅)

이제 1년 뒤면 서른, 하루하루가 불안하고 또 불안해서 견딜 수가 없다. 세상은 거대한 유리거울 안쪽에 있고, 나 혼자 거울 바깥에서 발버둥치는 것만 같다. 어쩌다가 이렇게 된 걸까? 대체 어디서부터 어떻게 잘못된 걸까.
- 조용한 절망 속에 스물아홉은 온다 -
재능이란 '잘하는 것'이 아니라 '하고 싶은 것'을 뜻하니까.
- '하고 싶은 게 없다'는 죄 -
가끔은 '아무런 열정도 설렘도 없는' 사람이 공부를 잘하는 경우가 있다. 훗날 사회에 나가서야 알게 된 사실이지만, 세상에는 '공부만' 잘했던 사람이 꽤 많다. 자기가 뭘 좋아하고 뭘 잘하는지도 모른 채 고속열차처럼 학창시절을 내달리다가 어느 날 '툭' 하고 세상에 내던져진 그런 사람들 말이다. 학교에서야 정말 잘나갔지만 사회는 공부와는 전혀 다른 것들로 굴러가고 있지 않은가? 게다가 사회에서 필요한 것, 예컨대 '관계의 기술' 같은 것들은 책으로 공부한다고 해서 쉽게 배울 수 있는 게 아니다. 그건 어릴 때 친구들과 엎치락 덮치락 하면서 자연스럽게 몸에 배게 되는 '몸의 습관'과도 같은 것들이다.
- '하고 싶은 게 없다'는 죄 -
사회에 나가서야 비로소 학교 때는 보이지 않던 '의지의 인간'들이 보인다는 것이다. 그들은 정말로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하기 위해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말버릇처럼 '난 기필코 이 일을 꼭 해내고야 말 테야!'라고 외치며 살아간다. 잘하고 못하고가 중요한 게 아니다. 나에게는 그런 '가슴 떨리는 꿈' 따위는 전혀 없었다. 그게 문제였다. 그것도 아주 큰 문제. 나에게 죄가 있다면 그건 아마 '하고 싶은 게 없다'는 죄일 것이다.
- '하고 싶은 게 없다'는 죄 -
'그래, 나는 지금 변화하고 있는 중이야.'
계획, 목표... 그런 게 이토록 대단한 것이었나? 시야를 변화시키고 사람의 걸음걸이마저 확 바꿔 버릴 만큼 힘 있는 것이었나?
- D-9개월 -
아무리 무모하더라도 일단 작정을 하고 나면 무슨 일이든 생길 수 있다. 정말 신기한 것은 내가 '움직였다'는 것이다. 발가락부터 조금씩 움직여 본 것이다. 그러자 기적 같은 일들이 벌어지기 시작한 것이다.
- 기적을 바란다면 발가락부터 움직여 보자 -
'자기 무대'를 가진 사람 특유의 자신감과 당당함, 그런 것들이 나에게는 없다. 외톨이는 사람들로부터 소외됐기 때문이 아니라, 자기 무대를 만나지 못했기 때문에 외톨이인 것이다.
- 지속적인 당당함은 자기 무대에서 나온다 -
한 걸음이 문제다. 여기서 앞으로 한 걸음 내딛는 것과 뒤로 한 걸음 물러나는 것은 엄청난 차이가 있다. 과연 지금 내가 디디게 될 한 걸음이 내 운명의 커다란 도약이 될 수 있을까?
- 단 한 걸음만 내디뎌도 두려움은 사라진다 -
두려움이란 건 어쩌면 투명한 막에 가려진 일상인지도 모른다. 그 투명 막을 뚫고 들어가기 전까지는 미치도록 무섭지만, 정작 그 안으로 들어가면 여전히 아무렇지도 않은 또 하나의 평범한 세계가 펼쳐져 있기 때문이다.
- 단 한 걸음만 내디뎌도 두려움은 사라진다 -
출세니 성공이니 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자기만의 잣대를 갖는 거라고 생각해. 세상은 온통 허울 좋은 포장지로 덮여 있지만, 그 속을 들여다볼 수 있는 자기만의 눈과 잣대만 갖고 있다면, 그 사람은 타인의 평가로부터 자신을 해방시키고 비로소 '자기 인생'을 살 수 있을 거야. 그게 살아가는 즐거움 아닐까?
- 자기 시선으로 살아간다는 것의 즐거움 -
밤의 호화로운 세계에 빠져 길을 잃어서는 안 된다. 여기에 머무는 순간 라스베이거스는 영원히 도달할 수 없는 곳이 되어 버릴 것이다. 길 위에 올라선 자는 계속 걸어야 할 것이다. 안주하는 순간 길을 잃을지도 모르니까.
- 길 위에 올라선 자는 계속 걸어야 한다 -
요즘 여자애들은 서른만 넘으면 나이 들었다고 한숨을 푹푹 쉰다며? 웃기지 말라고 해. 인생은 더럽게 길어. 꽤 살았구나, 해도 아직 한참 남은 게 인생이야. 100미터 경주인 줄 알고 전력질주하다 보면 큰코다쳐. 아직 달려야 할 거리가 무지무지하게 많이 남았는데, 시작부터 힘 다 쏟으면 어쩔 거야? 60 넘어서도 자기를 즐겁게 해줄 수 있는 게 뭔지 잘 찾아봐. 그걸 지금부터 슬슬 준비하란 말이야.
- 나를 망설이게 하는 것들 너머에 내가 찾는 것이 있다 -
닥치는 대로 부딪혀 봐. 무서워서, 안 해본 일이라서 망설이게 되는 그런 일일수록 내가 찾는 것일 수도 있으니까.
- 나를 망설이게 하는 것들 너머에 내가 찾는 것이 있다 -
평생의 꿈을 가로막는 건 시련이 아니라 안정인 것 같아. 현재의 안정적인 생활을 추구하다 보면 결국 그저 그런 삶으로 끝나겠지.
- 꿈을 가로막는 것은 시련이 아니라 안정이다 -
초보 카레이서들은 매 순간 가속페달을 있는 힘껏 밟으려고만 한대. 하지만 노련한 카레이서는 가속페달보다는 브레이크를 더 잘 쓴다는 거야. 브레이크를 안 쓰면 차가 커브 길에서 전복되거나 엔진 과열로 폭발할 수 있어. 명심해, 너를 결승선까지 데려가 주는 건 네 몸뿐이야. 몸을 홀대하면 결국 몸이 너를 거부하게 될 거야.
- 노련한 카레이서는 가속페달보다 브레이크를 더 잘 쓴다 -
라스베이거스의 카지노에서 내가 진짜 얻고자 하는 것은 일확천금이 아니라 '느낌'이니까. 세상에서 가장 화려한 곳, 인간의 욕망이 가장 극명하게 표출되는 그 현장에서 나는 그 모든 느낌들을 흡수할 것이다. 그리고 미련 없이 세상을 떠날 각오까지 다 준비됐다. 그런 의미로 본다면, 나의 베팅액은 '나'라는 존재 자체인 셈이다.
- 타임 투 세이 굿바이 -
무수히 많은 사람의 손을 거쳐 왔을 이 5달러짜리 지폐가 갑자기 나를 뭉클하게 했다. 1년이라는 치열한 시간을 환전해서 여기까지 날아와 인생을 건 도박 끝에 5달러를 번 것이다.
'그래, 이긴 거야. 달랑 5달러지만 난 이긴 거야!'
- 새로운 시작은 5달러로도 충분하다 -
'사실은 비긴 것이다. 하지만 너에게 5달러를 남겨 준다. 그러니 이제 다시 너의 게임을 시작하라'
나는 그 5달러를 '새로운 시작'의 상징으로 해석했다.
- 새로운 시작은 5달러로도 충분하다 -
가슴속에 아주 분명한 무언가를 품고 있으면 반드시 표시가 나게 돼 있어. 사람들은 그런 힘에 마음이 끌리거든.
- '끝이 있다'라는 것을 인식하는 순간, 인생의 마법이 시작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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